이 글은 미숙하고 방황하던 20대를 보내며, 써놓은 독후감입니다. 블로그로 옮기면서 교정과 수정, 편집을 거쳤으나, 특별한 통찰이나 교훈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냥 편하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책 소개
본문 내용 및 감상
'훈련된 무능자'. 현재 대한민국 대졸자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대학에서 가르치는 학문은 회사생활에 쓸모가 없고, 회사들은 쓸 만한 사람이 없다고 한탄한다. 심지어 회사에서 사람을 뽑으면 연수라고 해서 모두 재교육을 시킨다. 대졸자들이 실무 능력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대졸자들은 초중고대학교 16년을 공부하고도 사회에 쓸만한 능력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고, 회사는 뽑은 신입사원들을 다시금 재교육시켜야 하는 사회적 비용이 일어난다.
무엇이 문제인가? 결국은 교육이지 않을까?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작가님이 지적하신 공교육의 시발점이 애초에 산업일군을 만들기 위한 적당한 교육이었다는 것이 아니다. 지금 바로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을 보고 싶은 것이다. 위에서부터 내려가보자. 취직을 위해서 대학생들은 열심히 스펙을 쌓는다. 그런데 왜 회사는 스펙이라는 것이 실무능력 검증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스펙을 보는 것일까? 학교에 와서 강연해 주는 선배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스펙 말고는 볼 것이 없기 때문에 스펙을 보는 거라고, 어차리 실무 능력은 없으니까 그나마 조금이라도 스펙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학생을 뽑는다고, 외국어 능력이 확실히 있는 사람이 취직이 잘 되는 것은 회사에서 '이 친구는 확실하게 잘하는 것이 하나 있으니, 나머지만 더 가르치면 되겠구나. 어차피 스펙이 좋은 놈이나 안 좋은 놈이나 실무 능력은 같지 않은가?'라고 생각한다.
자 그러면 대학교가 사회에서 요구하는 교육을 시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사회의 변동에 따라가지를 못한다. 사회변동에 따라서 커리큘럼이 바뀌고 진보되어야 하겠지만 시시각각 바뀌는 공대 같은 경우에도 10년 전, 20년 전 커리큘럼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두산이 중앙대를 인수한 이후로 아예 실무위주로 과를 개편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기존의 학생과 교수들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치열하게 공부를 하지 않는다. 자기 돈으로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이 적어서 그런 것일까? 거기까지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까지의 보상심리가 큰 것 같다. 대학만 가면 편하다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신기루를 쫓아 도착했건만, 도착해 보니 다시금 놓여있는 끝없는 길, 보통 학생들은 더 열심히 걷기보다는 거기서 술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지금까지 사회가 요구하는 만큼 이렇게 살아왔는데 현실은 왜 이렇냐고, 힘들다고 하면서 반값등록금을 외친다. 대학생만 힘든가?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는 학생과 학부모와 학교의 이익이 절충된 제도이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절충된 것치고 제대로 된 것이 없다. 그냥 다들 적당히이다. 최근에 계속 불거지고 있는 논문표절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철저하게 실력을 검증하고 키우는 것이 아니라 일단 좋은 곳에 들어가고 보자라는 생각이 강하다. 책임은 우리가 질 테니 너희는 공부만 해서 좋은 곳에 들어가라. 학생들만 죽어난다. 어떻게든 좋은 곳에 들어가려고, 실력보다는 그곳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들어간 뒤에는?
서울여상은 이러한 사회적 겉멋을 철저히 뺀 학교이다. 1학년 때부터 졸업선배들이 진학과 취직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현실을 철저히 가르쳐준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주면서도 선택과 책임은 학생들이 지게 한다. 책임, 이것보다 어른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있을까? 등록금과 생활비를 모두 부모들이 책임져서 20대들을 초식동물로 만드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책임이라, 고등학교 때부터 이미 어른이라, 멋지지 않은가? 그리고 학교 안에서 경쟁? 내가 남자라서 여상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서울여상에서 철저히 여고라는 특성 때문이지, 이사장의 철저한 교육신념 덕분인지 경쟁보다는 협동을 먼저 배운다. 오히려 자신의 실력을 철저히 인식시키고, 자신이 가는 길이 사회에서 받는 연봉을 항시 공개하고, 적절한 진로를 가르쳐준다. 이러니 오히려 부족한 아이들을 따돌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학교생활이 가능해진다. 이 내용을 보면서 잠시 세상에 훨씬 큰 꿈을 가진 사람이면 이런 것이 더욱 방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엄연히 적자생존인 이 사회에서 더욱 큰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학벌과 실무능력보다는 꿈꾸는 능력과 대학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 나를 돌아보며 그것이 나의 겉멋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7살 대학 4학년 학생보다 같이 봉사활동을 했던 23살 서울여상 출신 동생이 훨씬 실무적으로 유능하고 대우받으면서 산다. 만약 나와 그 아이가 지금 같은 꿈을 꾸면서 나아간다면 누가 먼저 성공하겠는가? 꿈을 이루는 조건은 학벌이 아니라는 것이 머릿속에만 있다가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서울여상이라는 학교는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명문이라는 것은 이런 학교를 말하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리얼리티. 다산 정약용도 말했듯이 현실과 동떨어진 공부는 자기만족에 불과한 아무 쓸데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현재의 우리나라 교육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이러한 현재상황에 서울여상의 교육은 폭풍우 속의 조그마한 햇빛처럼 느껴진다. 우리나라 영어공부를 [애로우 잉글리시]를 롤모델로 삼는다면 고등학교 교육은 [서울여상]을 롤모델로 삼아 조금씩 개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교 수업에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키보드판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이 책의 마지막 졸업생들의 인터뷰 중에서 아주 가슴에 남는 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졸업생은 자신의 주변에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니 항상 자신의 일에 '긍정'과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순간 나의 가슴에 '최선'이라는 것이 새겨졌다. 나는 과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는가? 지금부터는 '최선'이다. 무엇을 하든지 긍정적으로 최선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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