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미숙하고 방황하던 20대를 보내며, 써놓은 독후감입니다. 블로그로 옮기면서 교정과 수정, 편집을 거쳤으나, 특별한 통찰이나 교훈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냥 편하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책 소개
본문 내용 및 감상
예전에 축구 동아리 활동을 할 때였다. 나 같이 취미로 하는 순수 아마추어들과 예전에 선수 출신이지만 프로가 되지 못한 사람들끼리 섞여 있는 팀이었는데, 아마추어 중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은 경기가 지고 나면 사람들이 자신에게 패스를 안 한다고 자기에게 서포트를 해달라고 불평하곤 했다. 사람들은 잘하니까 그러한 불평을 한다고 넘어갔었는데, 선수 출신 중에서 가장 잘하는 형이 그 사람에게 한 마디를 하였다. '다른 사람에게 잘 맞춰주는 것이 진짜 능력이 있는 사람이야'. 어쩌면 그 말 한마디가 이 책을 모두 표현할지 모르겠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에서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맞춰야 한다. 그래야만 상대방이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명확하게 알고 채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식'이라는 소프트웨어를 파는 컨설턴트들에게는 '로지컬 씽킹'은 필수적 일지 모르겠다. 이 책에서 전수해주고 있는 MECE 방법은 결국 얼마나 잘 기준을 로지컬 하게 잡아서 상대에게 내용을 전달하냐는 것이다. '논리적인 기준'으로 정보와 자료를 상대방의 Needs에 잘 맞춰 제공(혹은 Sales)해라 것이다.
책 내용만 보면 별 것 없어 보인다. 그저, 필요한 기준에 따라서 자료를 나누고 잘 전달하면 되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 기준을 정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 그 기준을 정하기 위해서는 항상 'Why'라는 질문으로 그 분야에 연결된 부분을 생각하고, 'What'이라는 질문으로 명확히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말이 쉽지 평소에 얼마나 많은 독서와 사색을 해야 가능한 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지식장사는 똑똑한 사람들이 하는지도 모르겠다.
한국 사회에는 자신의 색깔을 지키면서 살기 힘들다. 전체주의가 아직 강하기 때문인데, 사람들은 '우리'라는 색깔에서 벗어나는 사람이 있으면, 피드백이라는 간섭으로 '우리'라는 세계로 다시금 끌어오려고 한다. 아이러니컬하게, 이러한 사회분위기가 오히려 상대방에게 맞추기 힘들게 할지도 모른다. 자신만의 색깔(혹은 자아성, 또는 실력)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에게 맞춘다는 것은 상호보완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끌려가고 매달리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일정 부분에서는 자신을 잃지 않으려고 고집을 부리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결국 필요한 것은 자기 실력이지 않을까?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남을 사랑하는 것처럼, 자신의 실력만큼 남에게 맞춰줄 수 있는 것 아닐까? 그 형이 했던 말이 미묘하게 겹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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