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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 / 박범신

by 융커 2023.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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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미숙하고 방황하던 20대를 보내며, 써놓은 독후감입니다. 블로그로 옮기면서 교정과 수정, 편집을 거쳤으나, 특별한 통찰이나 교훈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냥 편하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책 소개

은교
은교


본문 내용 및 감상

 삼 주 전쯤인가? 방학이라서 잉여생활을 한창하고 있을 때였다. 학교 멀티미디어실에서 어슬렁어슬렁 거리다가 DVD신간코너에 새로운 것들이 들어와 있는 것이 보였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은교'라고 적인 DVD를 집어 들었다. 수십 명이 함께 컴퓨터를 쓰는 PC방과 같은 공간에서 그 DVD를 틀었다. 시작되자 말자 왜 인지 모르겠지만 나의 영혼은 젊은 서지우가 아니라 늙은 이적요에게 써졌다. 베드신을 봐도 욕정보다는 이적요의 가슴에서 일어나는 아픔과 고통이 먼저 느껴졌다. 영화가 너무나도 관능적이고 치명적이었지만, 막상 끝나고 나서는 남는 것은 의문이었다. 나는 왜 이적요 시인에게 빙의가 되었던 것일까? 나의 마음이, 그리고 내가 걸어온 인생이 이적요 시인과 같기 때문인 것일까?

 

 그래서 책을 빌렸다. 그리고 설 연휴 내내 읽었다. 책은 단순히 이적요 시인뿐만 아니라 제자 서지우에 대해서도 그 관점을 보여준다. 그런데 영화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탓인가? 아무리 읽어도 서지우에 빙의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은교가 이적요 시인과 서지우의 일기를 태우면서 '할아버지가 나를 이렇게 원했는지 몰랐어요. 나까짓게 뭐라고...'라는 부분에서 갑자기 나의 의식이 시인 이적요에서 벗어남을 느꼈다. 그리고 나의 안에는 이적요와 서지우, 둘 모두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너무나도 재능은 없지만 순수하게 속물적인 서지우와 너무나도 재능은 넘치지만 얇은 한지처럼 찢어지기 쉬운 이적요까지...

 

 나도 글을 써볼까? 동기야 어쨌든 글을 쓴다는 것은 너무나도 아름다워 거부할 수 없을 것 같다. 별은 그저 별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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