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휘날리며 / 강제규

태극기 휘날리며

강제규,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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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 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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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극기 휘날리며'가 한국에서 두 번째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기존의 한국전쟁 영화와 달랐기 때문이다. 기존의 한국전쟁 영화들은 철저히 반공영화의 플롯을 따랐다. 우리는 착한 편, 상대는 나쁜 놈. 상대의 나쁜 짓과 그것을 막는 아군과 영웅의 서사시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강제규 감독은 영웅과 아군의 입장보다는 전쟁에 참가하게 된 한 형제의 이야기를 연출하면서, 전쟁의 참혹함을 제대로 표현하며, 전쟁영화로서 천만 관객이라는 기념비를 세운다.

 

태극기 휘날리며 포스트

 

 또한, '태극기 휘날리며'는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남한의 박규철 소위와 북한의 박용철 하사의 실화이며, 영화와는 다르게 실제로 박규철 소위는 박용철 하사를 귀순시켜서, 형제가 잘 살았다고 한다. 여담으로 배우 김용옥씨의 큰 오빠와 작은 오빠도 똑같은 일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인민군으로 징집된 큰 오빠는 북한에 남아서 이산가족으로 영영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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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처음으로 느낀 것은 '한국에서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구나'라는 감탄이었다. 그 전까지 나에게 한국전쟁은 오로지 반공영화였다. 낭만적으로 표현된 반공영화는 전쟁의 참혹함을 표현하기에는 너무 부족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한국전쟁의 참혹함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피와 살이 터지는 전쟁터의 모습을 여과 없이 표현했다.

 

현대전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특히 마네킹이 터지는 자살 장면과 환자에게 구더기가 끓는 모습은 어떻게 청소년시청불가등급을 피했는지 신기할 지경이었다.

 

끔직한 전쟁

 

 이 영화가 나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전쟁에 대한 자세였다. 전쟁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오로지 살육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남은 자들도 결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가 없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진태는 미쳐버렸고, 목숨을 잃었으며

 

이진석

 

 무사히 돌아온 진석도 평생 다리의 상처와 형을 그리워하며 살아가게 된다.

 

이진태

 

 지금이야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즉 PDST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모두 그런 줄만 알았던 세상이었다. 어느덧 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되는 해이다. 참혹한 전쟁에서 살아남으신 분들 조차 얼마 남지 않으셨다. 하지만, 그 전쟁의 상흔은 아직도 분단과 남남갈등과 전쟁에서 살아남은 자들에게 각인된 유전자로 남아있다. 이제 그만 통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