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미숙하고 방황하던 20대를 보내며, 써놓은 독후감입니다. 블로그로 옮기면서 교정과 수정, 편집을 거쳤으나, 특별한 통찰이나 교훈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냥 편하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책 소개
본문 내용 및 감상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노희영. 의류디자이너로서 성공했고, 대기업과 같이 일하면서 수많은 브랜드를 성공시킨 마이다스의 손. 진정한 컨설턴트. 컨설팅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대기업 구조와 일반적인 컨설턴트가 어떠한 지 겪어본 나로서는 그가 받았던 사랑과 질시가 동시에 이해가 간다. 그러한 그가 떠오른 것은 그와 같은 스타일이 현대 사회를 먹여 살리기 때문이다. 무엇을 만들어도 다르게 만들고, 특별하게 만드는 사람들 말이다. 사람들은 그들을 '돌아이' 혹은 '사회부적응'자라고 욕하지만, 볼 줄 아는 사람들은 안다. 그들이야 말로 돈을 위해서 일하지 않고,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보람과 결과'를 위해서 일을 한다는 것을 말이다. 사실 진짜 돈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인 직장인들이다. 그들에게 보람을 찾아보기는 힘드니깐. 아니, 정확히는 보람을 느낄만한 일의 자유를 가지지 못하고 있으니까.
뭐, 비판하자면 끝이 없으니 넘어가자.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이제 못 만들 것이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물자가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소비자의 권리가 그냥 높아진 것으로 보이는가? 아니다. 공급이 많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가치가 귀해진 것이다. 그럼 이 수요자(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초점을 소비자에게 맞추라고 권한다. '생산·전시'가 아닌 '구입'에 초점을 맞추라는 것이다. 기획자답다. 그리고 노희영은 스토리를 그리라고 한다. 크레이티브 컨설턴트답다. 뭐가 되었던 공통점은 소프트웨어(콘텐츠)라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온 20세기는 진정한 하드웨어 세상이었다. 먼저 구조물을 만든다. 그리고 그 안에 알맞은 컨텐츠를 집어넣는다. 그런 세상이었다. 일단 건물을 세워두면 그곳에 넣을 콘텐츠(혹은 사람)는 넘쳐났다. 마치 아파트를 지어두면 그곳에 살려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처럼. 그러나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는 무엇이든 원하는 것에 손을 뻗을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그것을 구입할 수 있는 재정적인 상황이냐 아니냐는 여기서 따지지 말자)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남과 같은 것을 고르지 않는다. 자신만의 것들, 혹은 그것에서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것을 고른다. 그런 사람들에게 철근콘크리트 건물을 세워두고 그 안에 맛없지 않은 음식점을 넣는다고 현대인들을 얼마나 끌어당길 수 있을까? 대표적인 것이 화성종합경기장일 것이다. 일단 세운다. 그전에 사전조사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세우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세우고 나서 어떻게 운영할지 잘하면 된다는 생각일 것이다. 그런데 그 생각이 요즘 생각이 아니다. 매년 수십 억의 관리비용 적자만 보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야구장까지 짓는다고 한다. 본인들이야 합리적이고, 당면하 이유가 있겠지만, 그렇게 하드웨어(경기장)를 먼저 짓고, 소프트웨어(콘셉트, 운영계획, 스토리 등)를 등한시하면서 현대인들을 모을 생각을 어떻게 하는가?
이번 총선 때 참 신기한 것이 자신이 찍은 후보와 정당이 다를 경우가 많았다. 드디어 3차원의 세상이 온 것 같다. 세상을 이분법으로 나누지 않고 다방면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시대가 온 것이다. 예전과 같은 반공, 반일, 반미 구호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예전과 같은 Top-Down 방식의 행정도 바뀔 것 같다. Top-Down 방식의 특징은 위에서 큰 것을 결정하면 그 틀에서 Downside 사람들이 채우는 형식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Down-Top방식으로 조금씩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제대로 된 컨텐츠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협력해서 그것에 알맞은 하드웨어를 만드는 세상이 될 것 같다. 기분 좋다. 그것은 한 개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말이니까.
일본 여행을 간다면 이 저자가 만든 도서관을 1순위로 가보고 싶다.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거대한 도서관은 그저 책 무덤과 같았다. 아무런 느낌도 없고, 그냥 죽은 책들이 쌓여만 있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어설픈 컨텐츠가 아니라 진짜 제대로 된 콘텐츠들을 맛보고 싶다. 그리고 그것을 만드는 사람이, 그것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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