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 · 전시

쉬어 매드니스 /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

by 융커 2023. 8. 6.

쉬어 매드니스 티켓

 동생의 제안으로 봤던 연극이자 내 인생의 첫 번째 연극! 대학로라는 곳을 처음 가보다.


 '쉬어 매드니스'는 한국말로 '완전히 미친(Sheer Madness)'이라는 뜻이다. 연극은 비명소리와 함께 시작되었다. 집주인이 살해당한 것이다. 그리고 그 용의자를 잡기 위해서 형사가 등장하면서, 연극의 제4의 벽은 깨졌다. 이 연극의 티켓에 적혀 있는 것처럼 관객참여형이라서 그런지, 형사가 관객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집주인의 지인들 5명이 쪼르륵 앞에 섰다. 다들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5명 다 용의점이 있기 때문에, 관객들은 어떻게든 자신이 지목한 사람이 용의자로 만들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났을 어디 있었냐, 가방에 든 것은 무엇이냐, 살해 동기부여가 있지 않느냐 등등 꽤 날카로운 질문들이 쏟아져왔다. 하지만, 등장인물 5인방들은 익숙한 듯 질문들을 피해 가면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 나갔다. 

 

 내 동생도 질문을 하나 던졌다. 내용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동생이 '저 누나가...' 하는 순간, 그 등장인물은 '00이에요, 오빠'라고 하면서 기선제압을 했다. 동생은 잠시 얼어붙었지만, 당황하지 않고, 질문에 대답해서 자신의 무죄를 증명했다.

 

 그렇게 치고 질문과 답변이 치고 박는 사이, 형사의 보조를 등장한 사람은 쏠쏠한 재미를 주었다. 형사가 하는 말의 핵심을 비켜나가면서,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하는 역할을 했다. 보면서, 보통 저런 역할은 극의 재미를 잘 살려야 하는 역할이라서 에이스가 맡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형사는 5명에 대한 거수 투표를 시작했다. 동생이 질문했던 그 등장인물에게 가장 많은 거수가 쏟아졌다. 그리고 그 사람이 범인이었다. 하지만, 반전은 그 뒤 형사의 입에서 나왔다. 이 등장인물 5명은 모두 용의점을 가지고 있으며, 관객의 선택에 따라서 용의자가 정해진다는 것이다. 그제야 왜 관객참여형인지 이해가 되었다. 연극을 관객이 같이 만들어가기 때문에 관객참여형 연극이었던 것이다. 

 

 재밌게 보고 나왔다. 나오면서, 범인으로 지목당한 그 배우의 옆을 지나가면서 속으로 '참 잘봤어요'하면서 극장을 빠져나왔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