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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크 : 운명을 가르는 첫 2초의 비밀 / 말콤 글래드웰

by 융커 2023.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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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미숙하고 방황하던 20대를 보내며, 써놓은 독후감입니다. 블로그로 옮기면서 교정과 수정, 편집을 거쳤으나, 특별한 통찰이나 교훈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냥 편하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책 소개

블링크 : 운명을 가르는 첫 2초의 비밀
블링크 : 운명을 가르는 첫 2초의 비밀


본문 내용 및 감상

 예전에 외환선물에 대한 수업을 청강하려고 간 적이 있었다. 그 교수님께 투자자가 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그 교수님 曰 "주식은 숫자 다 필요 없어. 그저 동물적인 감이야"라고 하셨다. 주식투자를 하다 보니 교수님의 말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실제로 아무리 분석을 하고 투자를 한들 대부분의 투자, 심지어 장기투자 마저 감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맞는 것일까?

 

 자! 이 책의 부제가 '첫 2초'이다. 현명한 투자자들이 차트나 재무제표를 단 한 번만 보고도 그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알고 투자를 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어떠한 순간이나 장면을 보고 그 상황과 사물에 대한 판단을 내렸을 때, 또한 그것이 맞아버렸을 때 우리는 가끔 알 수 없는 느낌에 휩싸인다. 종교를 가진 사람은 그것이 영적인 것으로 돌리기도 한다. 말콤 글래드웰은 그것을 '무의식'에 돌린다. 사람은 어떠한 정보를 얻으면 당장 쓸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의식에 돌린다. 그리고 이렇게 무의식에 잠들어 있던 경험과 지식은 긴박한 순간에 능력을 발휘한다. 왜냐면 무언가 긴박한 순간, 여백이라고 불리는 그 순간이 없을 때는 우리의 심박수는 급격히 상승하게 되어서 뇌가 보통의 의사결정 형식을 거치지 못하고 본능적으로 결정한다. 그리고 그 결정은 '무의식'이 담당한다.

 

 그래서 나는 처음에 얘기한 투자에 대한 '감'에 대해서 물음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과연 수치는 중요하지 않은 것일까? 모든 사람들이 나이를 먹으면 워런 버핏이나 찰스 멍거 같은 투자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이 책에 나오듯이 베트남 참전장군처럼 절대적으로 불리한 전력을 가지고도 직감에 의한 의사결정으로 미군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것일까? 나는 아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즐기다 보니 축구중계를 보다 보면 마치 몇 초 후가 느껴져서 골을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내가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계속해왔고, 많은 축구중계를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경험과 지식들이 자연히 무의식에 저장되어 있고, 그렇기 때문에 느껴지는 것이다. 정말 무수한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그것이 직감을 형성한다.

 

 그런데 이 직감이 부작용을 형성할 때가 있다. 바로 직감을 과신하는 경우이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자신은 한 번만에 알 수 있다고 스스로를 과신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 번만에 모든 것을 보려고 하는 순간 자신만의 틀이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처음에 모를 수도 있는데 알려고 억지로 하다 보면 결국 망가지게 되어있다. 투자를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결국에는 기본은 수치이다. 그것을 열심히 하다 보면 러키펀치처럼 나오는 것이 직감이다.

 

 위와 같이 생각하면서,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무섭고 두렵고 부끄러웠던 것은 내가 가지고 있던 편견이다. 특정 학교의 학생들은 어떻다, 특정 인종의 사람들은 어떻다, 특정 종교의 사람들은 어떻다, 특정 지역의 사람들은 어떻다. 이러한 편견들 말이다.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내가 가진 틀로 보는 순간 마음이 닫히고, 귀가 닫히고, 눈이 닫히게 된다. 그리고 무언가를 있는 그대로 보고, 하려고 하는 그러한 기본적인 자세를 잊어버리는 그 순간 거기서 멈춰버린 것 같다. 

 

 항상 의사결정은 단순하게 내려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그러한 의사결정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보를 봐야 하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지는 말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스티븐 잡스가 말했다. 정교함의 극치는 단순함이라고! 그렇다면 단순함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교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는 보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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