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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앞서가는 사람 이건희 : 李建熙 / 이용우

by 융커 2023.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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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미숙하고 방황하던 20대를 보내며, 써놓은 독후감입니다. 블로그로 옮기면서 교정과 수정, 편집을 거쳤으나, 특별한 통찰이나 교훈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냥 편하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책 소개

100년 앞서가는 사람 이건희 : 李建熙
100년 앞서가는 사람 이건희 : 李建熙


본문 내용 및 감상

 거액의 개인재산을 조건 없이 사회에 헌납해도 "돈만 내면 다냐?'라고 공격당하는 삼성 이건희 회장에 대한 시기와 질투는 한국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시선이 팽배하다. 하지만 이 상황을 3자의 입장에서 보는 외국에서는 깜짝 놀라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한국은 공산주의국가입니까?" "한국은 건전한 부를 쌓아도 그것을 공격해서 빼앗으려고 한다."

 

억지로 쥐어짜서 뜯어낸 기부가 기부인가?

사촌이 땅을 사면 왜 배가 아픈가! 축하해 줄 여유도 없는가?

 

부의 척도

 

오쿠라 호텔 메인홀에서 이건희 회장과의 간담회가 진행되던 중 느닷없는 질문이 하나 튀어나왔다.

 

 "최근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의 개인재산이 4조원 이상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번 대통령선거에 출마해서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선거비용이 2400억 원밖에 안 돼 정 회장의 개인 재산 4조원에 비하면 푼돈에 불과하지 않느냐는 뒷얘기도 있습니다만, 그렇다면 우리나라 대표적인 재벌이신 이건희 회장님의 개인재산은 얼마나 되는지, 모두들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우선 테이블 앞에 놓여 있던 알사탕 한 개를 집어 입안에 넣었다. 오른쪽 볼이 갑자기 불룩해지는 거였다. 그리고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마침내 질문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말로 천천히 운을 떼는 거였다.

 

 "요즘 시중에 이른바 '황제 다이어트'라는 말이 유행하던 데 알고 보니 내가 평소 즐겨 먹는 음식을 두고 그런 말이 나온 모양입니다. 민망하게도 뭐, 내가 황제라도 된 듯이 말입니다.

 난 원래 하루 한두 끼 정도밖에 안 먹습니다. 그것도 아주 소식으로 아침에는 야채즙이나 우유 한 컵 정도면 되고 점심은 생선초밥 서너 점 정도, 저녁에는 야채샐러드, 떡이나 홍시, 토스트 같은 것도 잘 먹습니다. 때로는 라면도 좋아합니다. 일본에 있을 때는 하루 세끼를 라면으로 때우기도 했습니다. 그때 인이 박혀서 요즘도 일주일에 두세 번은 라면을 먹습니다. 가끔씩 외국 VIP들과 정찬을 할 때도 있지만 역시 야채샐러드를 즐겨 먹는 편입니다. 사탕은 담배를 끊기 우해 간식으로 한 알씩 먹는 편이지요. 내가 원체 체인 스모커여서...(폐암 진단 이후 완전히 금연)

 그런데 내가 먹는 음식까지 두고 황제 다이어트니 뭐니 하며 얄궂게 그런 종류의 다이어트 메뉴를 개발해 보급하는 얄팍한 상혼까지 경쟁적으로 등장하고 있으니 돈 버는 아이디어도 가지가지더라고..."

 

 그 무렵 시중 스포츠센터 등지에는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즐겨 먹는 식단'이라며 별의별 야채를 다 섞어 만든 떡이며 토스트, 샐러드류와 각종 비타민이며 영양가 높은 재료를 압축해 만든 사탕을 간식용으로 제공하는 이른바 '황제 다이어트'가 붐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 회장이 금연용으로 즐겨 먹는 사탕은 시중 할인점에서 흔하디 흔하게 살 수 있는 값싼 '참스'라는 미제 알사탕인 데도 불구하고 "독일에서 특별히 주문해 만든 영양제"라며 "하루 한 알씩만 먹어도 배고픈 줄 모른다."는 웃지 못할 소문이 나돌았다.

 

 어쨌든 '황제 다이어트'가 인기를 끌게 되자 기존 경쟁업소에서는 여기에 한 술 더 떠 한때 "이건희 회장이 마약이 함유된 독일제 알사탕을 즐기다가 마약중독자가 되었다."는 터무니없는 악성루머까지 퍼뜨리기도 했다. 참으로 무서운 상혼이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는 다시 운을 뗐다.

 

 "나보고 도대체 돈이 얼마나 많으냐고 모두들 궁금해하는 데 글쎄... 돈을 부의 척도로 평가해서는 곤란하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정주영 회장의 개인재산을 돈으로만 평가했는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재산이란 돈이 전부가 아닙니다. 물론 물질적인 재산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재산이 있어야 비로소 재산의 척도를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원래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아 특히 세계 일류라면 깊이 파고드는 성격이지요. 기술분야뿐만 아니라 예컨대 사기 전과 20범이라든가, 절도 전과 20범이라든지... 또, 어떤 사람이 대한민국 1등이라면 왠지 그 사람을 만나고 싶고 얘기하고 싶고 그렇습니다. 일본에서도 유명한 일류 야쿠자들과 어울려 암흑가에서 한 1년 놀아본 경험도 있습니다."

 

 이 말에 모두들 놀라 잠시 술렁이기까지 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건희 회장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놀라지 마십시오. 모두 사실이니까... 일본에서 대학 다닐 때 골프 치면서 퍼블릭코스에서 야쿠자들과 어울리고 유명한 프로 레슬러 역도산과도 자주 만나 친분을 쌓았습니다.

 

 그렇게 여러 계통의 1급들을 만나보면서 그들이 톱(Top)에 올라서기 위해서 어떻게 노력하는가를 연구했지요. 그들의 공통점은 매사에 철저하고 인간미가 넘쳐흐르고 그리고 벌줄 때는 사정없이 주고 상줄 때도 깜짝 놀랄 정도로 주고... 한 때 그런 사람들을 본받으려고 노력한 일이 있었습니다.

 

 워, 포춘지에서 매년 세계 100대 재벌을 발표할 때마다 내 이름 석자를 집어넣긴 합디다만 나는 내 스스로 재벌이란 생각을 해 본 일이 한 번도 없습니다. 왜 흔히들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게 돈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돈이란 원래 쓰라고 생겨난 것입니다.

 

 그래서 나라마다 돈을 어떻게 마련하고 어떻게 써야 나라 살림을 잘 꾸려갈 수 있느냐, 하는 통화정책이 있게 마련이고 기업도 자본금을 어떻게 굴려야 사업을 번창시킬 수 있고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느냐로 고민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이 너무 많은 돈을 재산으로 축적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탐욕에 찬 본능 외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여러분이나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나는 돈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한 번도 돈을 계산해 본 일이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내 재산이 얼마나 되는가를 생각해 본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이것저것 다 모아볼 경우 아마도 정주영 회장보다는 내 재산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히 값을 따질 수 없는 국보급 · 보물급 문화재와 골동품 · 고미술품을 많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국보 · 보물급 문화재는 대부분 선대 회장님께서 사재를 들여 수집하고 특히 일본인들에 의해 밀반출되는 것을 막아오던 중요한 국가의 재산입니다. 국력이 약했고 제반 행정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일제 강점기나 해방 이후 혼돈의 상황에서 정부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했을 때 선대 회장님 같은 분들이 나서지 않았더라면 모두 남의 나라 재산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 중요한 문화재와 고미술품이 어떻게 내 개인재산이 될 수 있습니까? 그것 또한 내가 내 돈 들여 관리하고 있을 뿐이지 개인재산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 일이 한 번도 없습니다. 어차피 국가에, 국민에게 돌려줘야 할 재산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이라는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재산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비대해진 초국가 기업,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해 오지 않았습니까? 세상 사람들은 하기 좋은 말로 부의 세습이니 뭐니 하며 질시와 편견으로 나와 삼성을 보고 있습니다만 하루 세끼 밥도 못 챙겨 먹는 사람이 무슨 욕심이 있겠습니까?

 

 따지고 보면 삼성은 국민과 함께 하는 국민기업이라는 의미에서 나는 다만 삼성을 경영하고 발전시키는 경영인이자 관리인에 불과할 뿐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나는 내내 그렇게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나는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이 지구가 존재하는 한 삼성을 우리 대한민국과 더불어 영원한 초일류 기업으로 키워놓겠다는 경영인의 성취욕에서 밤잠을 안 자고 고민해 왔고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도록 위기의식을 느껴왔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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