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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 나의 삶 나의 이상 / 정주영

by 융커 2023.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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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미숙하고 방황하던 20대를 보내며, 써놓은 독후감입니다. 블로그로 옮기면서 교정과 수정, 편집을 거쳤으나, 특별한 통찰이나 교훈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냥 편하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책 소개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 나의 삶 나의 이상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 나의 삶 나의 이상

 1992년에 발간된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의 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가 개인적인 일을 주로 담고 있다면, 이 책은 경영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본문 내용 및 감상

빈대의 교훈

 네 번째 가출로 인천 부두에서 막노동할 때, 그곳의 노동자 합숙소는 그야말로 빈대 지옥이었다. 떠 메고 가도 모를 만큼 고단한 지경에도 잠을 잘 수 없게 빈대가 극성이었다. 하루는 다 같이 꾀를 써서 밥상 위에 올라가 자기 시작했는데, 잠시 잠깐 뜸한가 싶더니 이내 밥상 다리로 기어 올라와 물어뜯었다. 다시 머리를 써서 밥상 다리 네 개를 물 담은 양재기 넷에 하나씩 담가놓고 잤다. 빈대가 밥상 다리를 타려 하다가 양재기 물에 익사하게 하자는 묘안이었다. 쾌재를 부르면서 편안히 잔 것이 하루나 이틀쯤이었을까. 다시 물어 뜯기기 시작했다. 불을 켜고 도대체 빈대들이 무슨 방법으로 양재기 물을 피해 올라왔나 살펴보았더니 기가 막힐 일이었다. 빈대들은 네 벽을 타고 친정으로 올라간 다음 사람을 목표로 뚝 떨어져 목적 달성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빈대도 물이 담긴 양재기라는 장애를 뛰어넘으려 그토록 전심전력으로 연구하고 필사적으로 노력해서 제 뜻을 이루는데 나는 사람이 아닌가.

 

 매일이 새로워야 한다.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사는 것은 사는 것이 아니라 죽은 것이다. 오늘은 어제보다 한 걸음 더 발전해야 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또 한 테두리 커지고 새로워야 한다. 이것이 가치 있는 삶이며 인류 사회를 성숙, 발전시킬 수 있다.

-본문 중에서

 

"해보기나 했어?"

-본문 중에서

 

 내 고향 통천은 눈이 많이 내리는 것으로 으뜸인 고장이다. 한 번 내리기 시작하면 1미터 이상이 예삿일이다. 그 고장 사람들은 눈이 내리고 있는 동안에는 눈을 쓸지 않는다. 눈이 쏟아질 때 눈을 쓰는 것은 바보짓이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사소한 거짓말이라도 내가 질색을 하는 이유는, 나는 이 사소한 거짓말이 습관화되면 그보다 더 크고 엄청난 부정직으로 변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부정직하면서 깨끗하다는 말은 성립이 될 수 없다.

-본문 중에서

 

 행복한 삶의 네 가지 조건

 

 '정 회장은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일이 있다. 사실 나도 운이 좋았다는 것에 대해서 그다지 반박할 기분이 아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운이라는 것이 특별히 나한테만 좋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인간은 구구나 다 똑같이 평등하고 신은 인간에게 공평하다. 진 일, 마른 일, 좋은 일, 나쁜 일, 불운, 호운이 누구에 간 다 같이 공평하게 돌아가게 되어 있지 특별히 좋은 일만 돌아가게 선택받은 사람은 없다고 나는 믿는다. 공평하지 않으면 신이 아니다. 운이란 '때'라고 생각한다. 확실히 좋은 '때' 나쁜 '때'는 있다. 그러나 좋을 '때'라고 해서 손 놓고 앉아 놀아도 마당으로 호박이 저 혼자 굴러 들어와 주는 것은 아니며 나쁜 '때'라고 해서 죽을힘을 다해 노력하는데 더 나쁜 결과를 맞게 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자신의 여건을 불행하게만 생각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평생 불행할 수밖에 없고, 반면에 어떤 어려운 시련 속에서도 그것이 자신이 발전할 수 있는 좋은 시련의 기회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평생을 잘 발전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드 일에는 좋고 나쁜 면이 항상 공존하고 있고 또 그것은 밤이 낮으로 바뀌고 낮이 밤으로 바뀌듯 항상 변화한다. 부지런하게 노력하는 사람은 '좋은 때'도 놓치지 않고 잘 잡아 쓰고 '좋지 않은 때'는 더더욱 부지런히 노력해 수습하면서 비켜가기 때문에 나쁜 운이 크게 작용을 못한다. 반대로 게으르며 노력이 없는 사람은 '좋은 때'가 와도 손이 늦어 못 붙자고 '좋은 때'를 '나쁜 때'로 만들고, '나쁜 때'는 운 탓만 하면서 좌절 속에 허우적거리기 때문에 항상 불운의 연속으로 일생을 보내는 것이다. 불운은 몇 배의 노력으로 극복하고 호운은 또 적극적으로 성장에 활용해서 다음의 불운에도 끄떡없는 힘을 비축해야 한다. 좋지 않은 일이 닥쳐와도 겁먹지 말고 '이 시련은 나로 하여금 더 큰 일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는 생명이 있는 한 인간에게 실패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운 속에서 크게 발전하고 나쁜 운도 탈 없이 견뎌 남에게 좋은 운만 있었던 것처럼 보이게 행복한 일생을 살려면 우선 건강해야 한다. 가정의 주부들이 가정을 행복하게 좋은 운의 연속으로 만들고 싶으면 우선 가족이 건강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대부분 불행한 마음이며, 마음이 불행하면 모든 일이 불운의 연속처럼 느껴진다. 마음만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적으로도 넉넉지 모한 살림에서 병까지 얻으면 빚내어 병원에 가야 하고 빚이 자를 내다보면 또 빚을 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온 가족이 침울해지게 마련이고, 환자는 잘 낫지도 않고 좋은 운은 대문까지 왔다가도 되돌아가 버린다.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건강도 있긴 하지만, 그것은 아무리 잘 타고났다어도 노력이 없으면 부서지기 쉬운 것이 또 건강이다. 건강이 없으면 가정이 화목하지 못하고 각 가정이 화목하지 못하면 확대해서 국가도 불안해진다. 어릴 대부터 아침에 일찍 일어나 단 15분 동아니라도 운동을 하면 정신과 육체가 건강해지고 가정과 국가에 폐를 끼치지 않는 국민이 될 수 있다. 건강은 행복을 위한 첫 번째 조건이다.

 

 행복한 삶을 위한 두 번째 조건으로는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항상 투명하고 겸손하고 순수한 마음가짐으로 살라는 권유를 하고 싶다. 마음이 지옥이면 그보다 더 큰 불행이 없다. 사람은 내가 내 주변보다 더 낫게 발전할 수 있고 뒤떨어질 수도 있다. 더 나을 수도 뒤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순수하게 받아들이지를 못하고 항상 더 낫기만 해야 하는 오만한 사람들은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을 항상 질투, 질시, 투기로 불행 속에 빠져 산다. 한 걸음 앞서 마음을 담백하고 품 넓게 가지고 나보다 잘 된 사람, 나보다 이 사회에 더 많은 일을 하는 사람을 편안하고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는 행복한 사람이 우리 사회에 그다지 흔하지 않은 것에 유감스러운 일이다. 국민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열심히 훌륭하게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존경과 찬사를 보낼 수 있는 나라가 제대로 발전한다. 그런 사고방식은 유능한 인재들이 자기가 몸 담고 있는 분야에 사명감과 보람을 갖고 더욱 열심히 매진하게 하는 힘을 주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며 긍정적인 사람이며 자신도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소질을 가니 사람이다.

 

 세 번째로 보다 나은 삶, 보다 나은 인간, 보다 나은 직장인, 보다 나은 발전에 대해서 항상 생각하는 사람으로 살라고 하겠다. 아무 생각 없는 사람에게 전진이란 있을 수 없다. 교육받는 사람이 아무 생각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면 교육받지 못했어도 열심히 생각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가 없다. 생각하는 사람과 생각이 없는 사람의 차이는 일을 해보면 교육과 상관없이 질적인 면에서나 능률 면에서나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 사람은 자신의 일생은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하루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다. 그 하루가 모여져서 일생이 되는 것인데 하루하루를 중요한 줄 모르고 살면 그 일생 역시 전혀 중요하지 않은 삶이 아니겠는가. 충실한 삶을 살고 싶으면 매일 일찍 일어나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일에 임해야 할 것이다. 높은 산을 올라갈 때 산꼭대기만 쳐다보면서 그것을 목표로 허겁지겁 오르다 가는 불과 얼마 못 가서 돌부리에 채거나 부딪치거나 해서 주저앉고 말 것이다. 발 밑과 주위를 살피면서 주의 깊고 차분하게 호흡을 조절하면서 그리고 경사도와 속도를 맞춰서, 일기도 점검하면서 꾸준히 오르는 사람이 용이하게 먼저 정상에 오른다. 좋은 질의 교육을 충분히 받고도 일생을 흐지부지 사는 사람이 많다. 그날그날을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냈기 때문이다. 대성의 비결이 특별히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똑같이 열 시감 일하는 두 사람이 있다고 할 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 중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의 성공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직원들에게 "일찍 출근하는 것은 고맙지만 늦은 퇴근은 살갑지 않습니다. 일하는 시간에 집중적으로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늦게까지 일을 붙잡고 잇는 것이니까요. 나에게 머리 좋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으로 보이려면 퇴근 시간에 모두 퇴근할 수 있도록 하십시오"라는 말을 한 적도 있다.

 

 네 번째, '유지자사경성(有志者事竟成)'이라는 말이 있다. "뜻이 강하고 굳은 사람은 어떤 어려운 일에도 봉착해도 결단코 자신이 마음먹었던 일을 성취하고야 만다.'는 의미이다. 편안하고 쉽게 저절로 되는 일이란 없다. 비바람, 찬서리, 눈보라, 밤이슬을 맞아 가면서도 결심과 각오를 거듭 새롭게 하면서 꾸준하게 자신의 원하는 목표를 향해 노력하다 보면 이루 어지 않는 일이란 없다.

 

긍정적인 사고에는 실패가 없다

 

 나는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을 늘 행복하게 생각한다. 사계절이 뚜렷해서 여름은 여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또 봄, 가을은 그것들대로 그대로 좋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느끼는 환희와 기쁨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게다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건강으로 이 나이까지 불편 없이 일하면서 이 사회와 국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고 노력할 수 있어서 나는 항상 무한한 행복을 느낀다.

 

 우리는 인생을 잘 살아야 한다. 잘 산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는 것인가. 사우디아라비아처럼 기름을 펑펑 쏟아져 볼로소득으로 은행이자가 듬뿍듬뿍 붙어, 쓰기만 하고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어떤 환경, 어떤 환경, 어떤 위치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기능공이든, 중급 기술자든 고급 기술자든, 구멍가게 배달꾼이든, 학생이든, 관리든, 자기에게 주어진 임무를 주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성심전력으로 완수하면서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향상된 미래를 꿈꾸기에 항상 일이 즐거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부터 어떤 처지에서도 나는 불행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항상 그때그때 나름대로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며 살았다.  열 살 무렵부터 나는 아버지를 따라 뜨거운 논, 밭으로 나가 하루 종일 뙤약볕 아래 허리를 구부리고 농사일을 배워야 했다. 그렇게 일하면서도 나는 불행을 느끼지 않았다. 피곤하게 일하고 나면 단잠을 잘 수 있는 것이 좋고, 밥맛이 꿀맛이라 좋고, 긴 시간 태양 아래서 땀 흘리며 일하다가 잠깐 쉬려고 그늘로 들어서면 극락 같은 서늘한 사람이 행복하기까지 했다. 나뭇짐을 지고 시장에 가면 즐비한 음식 목판에 허기진 배가 요동을 쳐도 불행한 줄을 몰랐고, 나무 팔아 유일하게 허락된 1전으로 눈깔사탕 두 개를 사서 입에 넣고 아껴 아껴 녹여 먹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사탕의 단맛만큼 마냥 행복했었다. 돌이켜 보면 말할 수 없는 궁핍에 힘든 일도 많았지만 나는 궃은일이면 극복하는 즐거움으로, 좋은 일은 좋은 대로 즐기는 마음으로 살아오고 있다.

 

 나는 젊을 때부터 새벽 일찍 일어난다. 그날 할 일에 대한 기대와 흥분 때문에 마음이 설레 늦도록 자리에 누워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밤에는 항상 숙면할 준비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새 날이 왔을 때 가뿐한 몸과 마음으로 즐겁고 힘차게 일을 하기 위해서이다. 똑같은 조건에서 독 같은 일에 부딪쳐서도 어떤 이는 찌푸리고, 어떤 이는 웃는다. 부정적인 사람은 태양 밑에서 고된 노동의 고통만 끔찍이 여기고 그늘 아래서 서늘한 바람을 쐴 때의 행복은 느낄 줄 모른다. 부정적인 사람은 좋은 곳도 행복한 것도 없다. 봄은 나른해서 싫고 여름은 더워 싫고 가을은 쓸쓸해 싫고 겨울은 추워서 싫다는 식이다. 인간은 성장하면서 사회를 알고 배우고 체득해서 자기 형성을 한다. 그래서 사물을 보는 관점, 사고의 방향, 마음 자세에 따라 인간은 각기 차이가 난다. 긍정적인 사고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긍정적인 사로를 해야 불행하지 않고 발전할 수 있다. 나는 젊은 시절에 노동자 가설 합숙소에서 고된 노동으로 지내기도 했었고, 중소기업 때는 부도를 막으려고 밤낮없이 일수, 월수 구하러 뛰어다녔지만 누구를 원망한 적도 부러워한 적도 나를 불행해한 적도 없다. 인간은 구구나 자기 문제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노력 여하에 달려 있는 것이다.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사고는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다. 부정적인 사고는 스스로의 문제에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는 대신 세상에 대한 불평과 원망, 증오로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기 때문에 당연히 좌절과 실패, 절망의 보상을 받게 마련이다. 불구로 태어나서도 맑고 밝은 마음으로 이 사회의 존경할 만한 일꾼인 사람도 구석구석 많이 있다. 건강한 시자 육신을 가지고 부정적인 사고로 일생을 비틀려 사는 것은 자기 학대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세상을 밝게 맑게 바르게 보고 이 사회에 보탬이 될 목적으로 살면 할 일은 태산처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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