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는 도구 MBIT vs 사주 : 연애편
Tving / 2023
최근 대중들의 MBTI와 사주명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다들, 인사로 MBTI를 묻고 답하며, 자신의 사주의 천간지지 정도는 알고 있다. 첨복학이 이렇게 까지 대중적이었던 적이 있을까? MBTI와 같은 심리분석은 심리학과를 전공한 사람들만 하는 것이었고, 사주명리학은 철학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깊은 공부를 한 사람만 볼 줄 아는 것이었다. 하지만, 통신기술의 발달로,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사람들이 심리학이나 점성학에 대해서 보다 편하게 느끼는 것 같다. 마치 예전에는 보기 힘든 해외축구를 편하게 보면서 해외축구 팬들이 늘어난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서울시내의 점집들의 불은 꺼지지 않고, 서울야경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MZ세대라면 다 알고 있다는 자신의 'MBTI'. 그렇다면 'MBTI'라는 것은 무엇일까?
MBIT는 정확히는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를 뜻한다. 미국의 여류작가 캐서린 쿡 브릭스(Katharine C. Briggs)와 그녀의 딸 이자벨 브릭스 마이어스(Isabel B. Myers)가 카를 융의 초기 분석심리학 모델을 바탕으로 1944년에 개발한 자기보고형 성격 유형 검사로, 사람의 성격을 16가지의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본래의 용도는 제2차 세계 대전의 발발 이후 징병제로 인해 발생한 인력 부족과 총력전으로 인한 군수 공업의 수요 증가로 산업계에 여성이 진출하게 되자, 이들이 자신의 성격 유형을 구별하여 각자 적합한 직무를 찾을 목적으로 1944년에 개발되었다. [출처]
MBTI에서는 인간의 내적 과정을 다음과 같이 4가지 선호 경향으로 분류한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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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초점 - 에너지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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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향 (Extroversion) - 자기 외부에 주의 집중. 다른 누군가에게 발상, 지식이나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에너지를 얻는다. 사교적, 활동적이며 외부 활동에 적극성을 발휘한다. 폭넓은 대인관계를 가지며 글보다는 말로 표현하기를 좋아한다. 경험을 통해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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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 (Introversion) - 자기 내부에 주의 집중. 발상, 지식이나 감정에 대한 자각의 깊이를 늘려감으로써 에너지를 얻는다. 조용하고 신중하며 내면 활동에 집중력을 발휘한다. 깊이 있는 대인관계를 가지며 말보다는 글로 표현하기를 좋아한다. 이해한 다음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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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기능 - 사람이나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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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Sensing) - 오감 및 경험에 의존. 현실주의적인 타입. 실제의 경험을 중시하고 지금에 초점을 맞추어 일처리 한다. 숲보다 나무를 보려는 경향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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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 (iNtuition) - 직관 및 영감에 의존. 이상주의적인 타입. 아이디어를 중시하며 미래지향적이고 개연성과 의미에 초점을 맞추어 신속, 비약적으로 일처리한다. 비유적, 암시적으로 묘사한다. 나무보다 숲을 보려는 경향이 강하며 자신만의 세계가 뚜렷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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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기능 - 판단의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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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Thinking) - 업무 중심 타입. 진실과 사실에 주로 관심을 가지며 '맞다, 틀리다'의 판단 선호. 이성적이고 논리적, 분석적이며 객관적으로 사실을 판단한다. 원리와 원칙을 중시한다. 논평하기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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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Feeling) - 인간관계 중심 타입. 사람과의 관계에 주로 관심을 가지며 '좋다, 나쁘다'의 판단 선호. 상황적, 포괄적이며 주변 상황을 고려하여 판단한다. 이성보단 감정에 치우치며 의미, 영향, 도덕성을 중시한다. 우호적인 협조, 공감하기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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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양식 - 선호하는 삶의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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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 (Judging) - 분명한 목적과 방향 선호. 계획적이고 체계적이며 기한을 엄수한다. 깔끔하게 정리정돈을 잘하며 뚜렷한 자기의사와 기준으로 신속하게 결론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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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 (Perceiving) - 유동적인 목적과 방향 선호. 자율적이고 체계는 없지만 재량에 따라 일정을 변경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적응하며 결정을 보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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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명리학은 동양의 역법에서 시작해서, 4계절과 환절기를 뜻하는 오행과 음양을 가지고 점을 본다. 흔히 천간지지라고 하는데, 천간은 (오행 X 음양)으로 10개가 있고, 지지는 4계절(화수목금)과 4환절기(토)를 합쳐서 12월, 즉 12개가 있다.
천간 :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지지 :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그리고 이 두 천간지지의 최소 공배수인 60으로 인하여 60갑자라는 숫자가 나온다. 그래서 60년을 기준으로 한 바퀴를 도는 것이 동양의 역법이다. 그리고 이 역법을 이용해서, 연주, 월주, 일주, 시주를 나눠서 사람의 운명을 점치는 것이 사주 명리학이다. 그런데, 왜 2023년에 사주명리학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일까? 그 답도 이 프로그램에서 들을 수 있다.
"기존의 사회 기존의 세대가 만들어놓은 프레임 안에서, 스펙 경쟁으로 내몰리게 되면, 필연적으로 자아는 증발하게 됩니다."
- 문화평론가 강헌
모두들 '나'를 찾아서 MBTI와 사주를 찾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의 이름이 '나를 찾는 도구'인 모양이다.
프로그램의 주제는 'MBTI vs 사주'! 실험 대결이다!
1,000명이면 많이도 했다. 다 어디서 구했으려나 했는데, '포스텔러' 어플을 통해서 구했다고 한다. 그리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까지 초빙해서 분석을 했다고 하니, 꽤나 준비를 많이 한 프로그램 같다.
그리고 실험 참가자는 150명! 번호를 보고 실험이라는 것을 보니 오징어 게임이 먼저 생각난다. 오징어 게임과 같은 서바이벌 게임이려나?
보고 있느니, 서바이벌 게임은 아니었다. 반응과 의사결정을 보고 'MBTI vs 사주'의 우열을 다투는 실험이었다. 먼저 사과 실험이 있었는데, 사과를 보고 연상이 되는 것에 따라서 MBTI를 판단했다.
사과를 보고 왼쪽을 떠올리는 사람은 S, 오른쪽을 떠올리는 사람은 N이라고 한다. S쪽은 꽤나 높은 적중률이 나온 것 같다. 사주도 MBTI와 같은 코드가 있는데, 그것을 십성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사주 실험도 MBTI 실험과 같았다. 반응과 의사결정을 통해서 적중률을 살펴보는 형식이었다. 의외로 사주의 적중률이 낮았다. 평균적으로 50%가 되지 않은 것 같다.
첫 번째 실험은 MBTI의 승리! 그리고, 이어지는 두 번째 실험은 E vs 식상이다.
몰래카메라로 음악을 틀면, 누가 춤을 추냐의 문제다. 자신을 표현하는 MBTI의 E와 사주의 식상 중에서 어디가 더 잘 맞을까?
적중률은 사주가 더 좋았지만, 놀랍게도 E&식상 보유자가 적극적으로 춤을 춘 12명 중 5명이었다. 절반이면 꽤 유의미한 결과인 것 같다.
이제 본격적으로 제목대로 연애로 넘어간다. 먼저 연애상대로 누가 좋을까? 원하는 상대를 고르기 위해서, 감성실험으로 분류를 시작한다. 감동적인 영상을 보고 누가 더 눈물을 흘릴까? 사주오행 중에서 가장 감성적이라는 목과 MBTI의 F!
그리고 반대로, 가장 눈물이 없다고 하는 사주 오행 중의 금과 MBTI의 T!
결과는? MBIT승! 다음으로 눈썰미 테스트는? N보다 S 유형의 눈썰미가 높다.
다음으로 대망의 소개팅으로 넘어간다. 연애편인데, 소개팅이 나오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는데, 드디어 나왔다. 첫 번째는 MBTI 궁합으로 한 소개팅이 나왔는데, 저렇게 넓은 표를 보니, 머리가 아파온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MBTI에서 궁합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다. MBTI는 성격론인데, 성격이 달라서 좋을 수도 있고, 성격이 같아서 좋을 수도 있다. 성격론을 가지고 궁합을 따지다는 것은 논리가 안 맞는 느낌이다.
MBTI 소개팅 결과 21커플 탄생! 역시 성격은 끼리끼리가 잘 맞는 모양이다.
그다음 사주궁합은? 나는 사주는 궁합이 있다고 생각한다. 좋고 나쁨이 아니라, 두 사람이 붙었을 때, 끌리는 점과 싫은 점이 있지 않을까 싶다. 사주 전문가들도 비슷한 얘기를 하는 것 같다. 사람들 마다 자신을 살려주는 오행에 끌린다는 것이다.
역시 사주가 좀 더 많은 매칭이 이뤄졌다. 23커플 매칭 성공!
마지막에 실제로 연인으로 이어진 커플들을 인터뷰하면서 끝이 났다. 누가 기획했는지는 몰라도, 기획은 정말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연출을 좀 더 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 남는다. 무언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느낌이나, 꼭대기를 딱 때리는 느낌이 없는 게 아쉬웠다.
2편도 풀버전이 올라오면 한 번 봐야 할 것 같은데, 언제 올라올지는 요원한 것 같다. 시청률이 안 나와서 더 안 만드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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